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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단상

나만의 키워드 찾기

먼 종소리 2021. 3. 25. 13:19

 

브런치를 읽다 보면 나와 너무나 비슷한 처지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고 놀랄 때가 많다. 너무나 공감이 가서 한 동안 그 작가의 여러 글을 탐독하다가 구독하기 버튼을 꾹 누르고 창을 닫을 때면 늘 내가 과연 이 작가보다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치솟곤 한다. 아.. 나는 그냥 독자로만 남아야 할까.. 브런치는 정말 왜 이렇게 글쟁이들이 모여 있는 거지.. 나는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어떤 글을 써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저만치 물러나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먹은 만큼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깊이 생각해보려 한다. 

일단 지금 나의 상황, 워킹맘이지만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 중이고, 올해 말 복직 예정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물론 복직을 하고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반 이상이지만, 상황적으로나 혹은 나의 의지적으로나 복직이 아닌 플랜 B를 고민하고 있다. 그리하여 꼬물대는 4개월 둘째 아이를 엄마에게 맡겨 두고, 두 달간 창업 교육을 듣고 데모데이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한 게 바로 지난 토요일이다. 

 

첫째 때 육아휴직과는 달리 이번에는 너무나 가열찬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이렇게 하다가 둘째 아이의 가장 사랑스러운 시기를 그냥 마구 날려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이걸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반, 그래도 이 아이가 다 자라기 전에 뭔가 빨리 나만의 일을 안정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싶은 조바심도 반이다. 

 

그러다 보니 진득하게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볼 여유가 좀처럼 나지가 않는다. 이번 기회에 매일 글을 쓰면서 그런 자아성찰 + 미래 고민을 하고 싶은데 과연 들을만한 스토리가 될 수 있을까. 브런치에 '워킹맘 퇴사'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나아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의 글이 많이 보인다. 오랫동안 퇴사 준비생으로 살아온 나에게 영감을 주는 mompreneur의 글도 보이고.

 

'퇴준맘' 

재작년 직장에서 동료 엄마들과 북클럽을 시작했다. 모두 우리 직장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4,5,6살 아이를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워킹맘들이었다. 하지만 아직 나보다는 나이도 연차도 적어서인지 아직 미래에 대한 생각을 그리 깊게 해 본 친구들은 없었다. 그 가운데 내가 <퇴사준비생의 도쿄>를 첫 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계속 선정, 발제를 하며 한 달에 한 번, 점심 시간을 활용해 책모임을 이끌어 갔다. 나에게 일이 어떤 의미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직장 밖으로 나가면 나는 내 이름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창업을 하는 엄마들은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 등등 다양한 책을 소개하며 직장 이후의 일과 삶에 대해 고민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책들로 함께 나눴다. 퇴사 권하는 모임이 아니냐며 농담 삼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모인 엄마들의 열정적인 참여와 호응에 준비하는 나도 참 보람 있고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어쩌면 가장 수혜를 받은 사람은 나일 것 같다. 바로 그런 고민을 한참 하고 있는 시기인 내게 가장 필요한 콘텐츠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퇴준맘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브런치에서 나의  이런 퇴준맘으로서의 생각과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사실 이런 퇴준맘들이 함께 모여 작당모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도 갖고 있다. 하나둘씩 독자를 모으다 보면 그런 기회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어디선가 생길 수도 있을 기회를 상상해보니 벌써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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