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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가는 길

드디어 사업계획 발표...

먼 종소리 2021. 3. 25. 00:01

아... 이 날이 오고야 말았다.

이렇게 두 달이란 시간이 후딱 가버릴 줄 모르지 않았다. ㅋㅋ

마지막 2주는 정말 정신없이 달린 것 같다. 

 

줌에서 모이는 마지막 날,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계획서 초안을 공유할 때만 해도 머릿속에 내용이 대충 정리가 되어 있어서 이제 장표로만 옮기면 되겠구나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발표 준비를 시작하고 보니 두둥...

문제정의와 솔루션이 과연 연결이 되는 건지, 솔루션은 왜 이렇게 구체화가 안 되어 있는 건지, 설득을 해야 한다는데 도대체가 근거가 왜 이렇게 없는 건지, 우리가 하려는 사업이 말은 되는 건지, 아예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하~

 

그나마 코치님이 사비를 털어 3천명의 엄마들에게 정성스럽게 문자를 발송해주시는 수고까지 해주신 덕분에 설문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구글 드라이브에 Responses 숫자 올라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면서 허거걱... 30분도 안 되어 무려 700명이 넘었다고 코치님한테 대박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나서도 숫자가 계속 올라가더니 급기야 1,000명을 넘어 1,200명을 돌파하는 것이 아닌가! 설문지 내보낼 때만 해도 100명만 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리하여 Clare님과 줌 미팅을 계속해가면서 어찌어찌하여 그래도 어느 정도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듯 보였지만 코치님과의 마지막 세션에서 우려했던 대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들어갈 건 다 들어갔는데 설득이 아니라 그냥 설명을 하는 것 같다는... 스스로가 사업계획에 백퍼 확신이 있는 건 아니었기에 그 자신없음이 발표에 드러나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장표 만드느라 고생한 Clare님에게는 밤늦은 시간이니 일단 쉬라고 하고, 그 때부터 장표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뜯어보며 수정해가면서 스크립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다 끝마친 시간은 새벽 4시. 그리고 다음날 5분 내 발표를 위해 스크립트를 연습해보면서 줄이고 줄이기를 반복했더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대망의 데모데이날... 

8주간 줌으로만 보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날이었지만, 각 팀의 사업계획 발표라는 중대 과업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두둥..  

 

 

종로에 있는 언더독스 사옥은 누가 창업 교육하는 곳 아니랄까봐 올블랙으로 엄청 멋스러운 건물이었다. 거기다 갤러리로도 사용된다는 지하 홀은 사업계획 피칭이 아니라 뭔가 아트스러운 이벤트를 해야할 것만 같았다. 물론 창업도 어찌보면 아트와 마찬가지로 창조의 고통이란 측면에서는 통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ㅋㅋ

 

 

먼저 맘메이트 김민숙 대표님이 그동안의 우리가 해온 언더우먼 과정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여성 사회혁신 창업가'를 양성하는 이 과정은 창업의 A to Z를 8주간 알차게 배울 수 있는, 나와 같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여성 예비 창업가를 위해서는 정말 딱인 교육이다. 코치분들의 꼼꼼하고 세심한 멘토링과 주차별로 창업에 필요한 준비 단계를 쪼개어 체계적으로 내용을 구성해 교육을 받으면서 실행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진짜 어디에도 없을 찐 창업 교육인 것 같다.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창업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기에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르겠다.  

 

이렇게 다시 한번 교육 과정에 감탄하는 사이, 어느덧 발표 시간이 다가왔다. 리허설도 1번, 발표도 1번이었던 우리팀. 나는 뭐든 빨리 매를 맞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이번에 발표를 첫 타자로 한다는 걸 알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다른 팀 발표를 떨리는 마음으로 다 흘려 보내지 않을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말이다. 하지만 막상 발표를 시작하려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리허설 하면서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며 몇 초의 pause가 있었던 터라 외운대로 말이 나올지가 너무나 불안했다. 5분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그래도 발표를 마치고 나니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피드백이 이어졌다. 역시 우리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지적이 들어왔다. 비슷한 서비스가 많은데 왜 우리 것을 써야 하는지 말이다. 그것 참 어렵다. 진짜 우리만의 차별화. 그걸 더 뾰족하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더 굳게 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끝났다. 휴~

 

다른 7팀의 발표와 피드백을 통해서도 참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언더독스 김영주 이사님, 시드앤파트너스 이정희 대표님, 베이비타임즈 이금재 대표님, 이렇게 세 분의 심사위원들의 예리한 질문과 피드백은 모든 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대한민국 여성스타트업 포럼에서 사례 발표할 수 있는 대표들이 될 때까지 아자 아자 화이팅!!

 

 

우리팀은 너무나 감사하게 우수상을 받았는데 언더독스의 Start Yours 실무 패키지 6개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6개월 동안 열심히 접속 GoGo~

 

 

8주간 토요일 교육 시간마다 두 아이들을 봐주신 엄마와 이 기쁨을 나눴다. 진짜 엄마 아니었으면 이 과정을 제대로 끝내지도 못했을 것 같다. 주중에도 공유 사무실에 가서 과제를 할 수 있도록 엄마가 집에 오전 일찍 와주셨다. 정말이지 산후 4개월 산모가 두 달의 창업 교육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엄마 덕분이다! 

 

휴우~ 8주간의 교육이 마침내 끝나고 나니 이제 next step이 고민된다. 언더독스에서 낸 보도자료에도 이름까지 소개가 되어서 이제 완전 빼박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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