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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가는 길

첫발 내딛기

먼 종소리 2021. 2. 6. 02:49

드디어 첫발을 뗐다.

몇 년 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창업의 꿈을 올해는 뭐가 됐든 현실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저질러 보련다. 지금의 육휴 기간이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달, 우연히 언더우먼 4기 모집 공고를 보고 가슴이 막 두근거렸다. 재작년 5월, 입사 이래 최고로 힘들고 끔찍했던 주간을 보내며 언더우먼 3기 신청을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던 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ㅠㅠ) 그때 프로그램 담당자와 주고받았던 문자가 아직도 남아 있다.

 

  

역시 그때 환불을 받기 잘한 것 같다. ㅋㅋ 4기가 이제서야 열리다니... 하지만 4기 공고를 놓치지 않고 신청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언더독스는 창업 교육을 하는 스타트업으로만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과정에 참여하면서 창업 초기 단계에 초점을 맞춰 굉장히 디테일하고 체계적으로 창업 교육을 하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지난주 강의를 들으며 이곳이 추구하는 방향이 '사회적 기업'이 아닌 좀 더 넓은 의미의 '사회 혁신 창업'이란 것도. '사회적 기업' 하면 왠지 humble 하면서 수익과는 멀게 느껴지는데 '사회 혁신 창업'은 사회적으로 큰 임팩트를 가져오면서도 굉장히 innovative 하고 smart 한데 심지어 수익도 잘 나는 느낌이 든다. 말의 어감이 이렇게 다르다니...

 

 

첫 번째 VOD 강의를 수강하고 과제를 하는데 나의 창업 아이템에 대해 확신이 점점 없어짐을 느꼈다. 창업가의 관점이 아닌 고객의 관점이 필요한데 일단 고객이 누구인지가 불분명하고, 그들이 가진 문제도 명확히 정의내리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모든 게 너무 막연하고 뿌연 느낌. 안개 속을 걸어가는 기분이랄까. ㅠㅠ 진짜 내가 만들어내려는 핵심 가치만 남도록 더 뾰족하고 날카롭게 깎고 깎아야 하는데 더 이상 구체화가 되지 않는 뭉개 뭉개 뜬구름이란... ㅠㅠ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아이템을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tackle 하고 싶은 문제가 과연 무엇이 있을까? Inside-Out의 관점에서. 그렇지만 나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도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는 그런 문제가 뭐가 있을까? 온종일 주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면서 아이를 재울 때나 젖을 먹일 때나 계속 골똘히 생각 속에 빠져들다 보니 시간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조리원 동기들과의 단톡방에서 오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다가 문득 이번에 둘째를 출산한 후 조리원에 관한 몇 가지 나쁜 경험이 떠올랐다. 가려고 했던 조리원이 만실이 되는 바람에 병원에서 갑자기 부랴부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했던 일, 그리고 제일 처음 가려고 계약금까지 냈던 조리원이 조리원 사정으로 이용이 불가해서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계약금을 출산을 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받지 못했던 일. 마치 내가 빚쟁이처럼 언제 줄 건지 계속 물어봐야 했고 조리원 대표는 사정이 어렵다며 환불을 차일피일 미뤘던, 정말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또 조리원을 선택하기 위해 틈만 나면 맘스홀릭을 들락거리며 후기를 검색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아, 이 조리원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부터 한번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으니 과제가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치님의 의견까지 듣고 나니 이 아이템에는 점차 확신이 들게 되었다. 이제는 이걸 더 깊게 파보려고 한다.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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