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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가는 길

아이템 찾아 삼만리

먼 종소리 2021. 2. 20. 01:06

지난 2주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두둥... ㅎㅎ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언더우먼 교육은 한 주 쉬게 되었지만 인터뷰 과제의 압박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지난 주 월요일. 바로 전날 시작한 헤이조이스 <워킹맘의 넥스트 커리어 준비하기> 모임에서 만난 Clare님에게서 카톡이 왔다.

이전에 헤이조이스 <창업은 처음이라> 모임에서 내가 구글 엄마캠에서 발표했던 창업 아이템을 나눴는데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구글 엄마캠 후기를 물어오셨다. 

 

재작년 구글 엄마캠 5기에 참여하면서 머릿속에서만 떠다니던 아이템을 사업계획서로 만들어 VC와 현직 스타트업 CEO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가졌던 나는, 비록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진 못했지만 그때의 경험을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실현 가능성 없는 아이템이었지 싶지만, 그때는 완전 독서 모임에 빠져 있던 때라 뭐든 그것과 관련된 걸 해보고 싶은 마음만 굴뚝 같았다. ㅋㅋ 

 

구글 엄마캠 5기 데모데이

당시 우리 그룹에서 피드백을 주셨던 한 VC 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차피 여기서 발표한 팀 중에서 실제로 창업을 하는 팀은 한 두팀 밖에 없을 거예요."

 

모르긴 몰라도 그때 저 말씀을 같이 들었던 동기들 마음속에도 오기 같은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내게도 그 말은 약간 'a chip on my shoulder' 라고나 할까... 어쩌면 그런 도발을 통해 좀 더 많은 mompreneur가 나오도록 의도를 갖고 하신 말씀일 수도... 아님 정말 경험상 그게 부인할 수 없는 팩트거나... 

 

하지만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분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서비스 런칭을 하고, 정부 지원도 합격하고, 창업 경진대회에서 상도 받고, 투자도 받고, 나날이 발전해가는 동기들이 수두룩하게 나왔다. 난 작년부터 그들을 부러움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나도 그중의 하나였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하지만 어쩌랴. 내 앞엔 150일 된 아이가 꼬물꼬물... ㅋㅋ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은 거라지만..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히 해보면 나중에는 1~2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지 않을까. 이번에 언더독스에서 교육을 받으며 재작년과는 마음가짐이 사뭇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암튼 Clare님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둘 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창업을 고민 중임음을 알게 되고, 심지어 딱 하루 차이로 둘째를 낳았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그리하여 4개월 된 갓난쟁이를 키우는 우리 둘은 결국 의기투합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템. 내가 생각했던 산후조리업계를 혁신할 수 있다고 믿은 서비스는 사실 이미 솔루션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은 곳도 있었다. 산후조리원의 ERP도 이미 잘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곳이 있고. 아..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더니 정말이지 여기저기 파면 팔수록 듣도 보도 못했지만 어디선가 툭 튀어나오는 서비스들에 진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페르소나를 산후조리원이 아닌 산모로 놓고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마침 내 조리원 동기 단톡방에 하루가 멀다하고 수많은 고민톡들이 올라오던 터라 바로 이 조동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보기로 했다. 스벅 커피 한 잔씩 쏠 테니 1시간 줌 미팅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의 메시지를 올리자 7명이 손을 들어주었다. 물론 아이가 10시까지 자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재우고 들어오겠다며. 그렇게 밤 10시부터 한 명 한 명 들어오더니 자정이 넘어서까지 4개월 둥이 엄마들의 봇물 터진 수다는 끝이 날 줄을 몰랐다. ㅎㅎ

 

 

강의에서도 그렇고 코치님들도 페르소나 인터뷰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에 강조를 하셨는데 정말 왜 그러셨는지 알 것 같았다. 막연히 이럴 것이다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페르소나의 언어로 문제를 생생히 듣는 것은 아이템을 정하고 관점을 도출하는데 진짜 필요한 일이란 걸 그룹 인터뷰를 하면서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쉬움 반 후련함 반으로 인터뷰를 끝낸 후, 페르소나의 다양한 문제들을 리스트업하고 또 그들이 마구마구 던져준 아이디어를 정리하다 보니 정말 tackle 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가 보였다. 역시 아이를 처음 낳은 엄마들의 고충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리. 나도 몇 년 전 첫째를 낳고 '이런 게 엄마가 되는 거였어? 근데 왜 지금껏 아무도 이런 얘길 안 해준 거지?'란 생각을 만날 했던 것 같다. 

 

암튼 Clare님과 또 한 번의 논의를 거쳐 우리의 아이템은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제는 더 이상 바꾸지 않고 이 방향에서 계속 파보기로 했지만, 또 모르겠다. 오늘 코치님이 코칭 세션에서 교육 중에 열일곱 바뀐 팀도 있었단 얘길 들으니 무척 위안이 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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